전곡선사박물관, “박물관이 상상한 새로운 과거: 현대예술과 고고학의 두 번째 만남을 열다”
전곡선사박물관, “박물관이 상상한 새로운 과거:
현대예술과 고고학의 두 번째 만남을 열다”
▶ 전곡선사박물관, ‘예술과 고고학’ 두 번째 전시 《기억의 기물》 10월 25일(화)부터 개최
▶ 관람객이 직접 선정한 전시 주제인 “구석기시대 의식주”에 관해 살펴봐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관장 이한용)은 2022년 10월 25일부터 2023년 3월 26일까지 ‘예술과 고고학’2 《기억의 기물》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곡선사박물관이 지난 2019년부터 예술과 고고학의 접점이라는 새로운 전시 콘텐츠로 선보인 ‘예술과 고고학’ 시리즈의 두 번째 기획전으로 현대의 목기를 다룬다.
이 시리즈를 〈예술과 고고학〉으로 가져온 것은 전곡선사박물관이 선사시대 나무 다듬는 기술에 대한 관심을 지속한 결과이기도 하다. 구석기시대의 도구라고 하면 흔히 석기만을 생각하지만 석기는 석기와 나무가 서로 다듬는 데 사용되거나 특히 나무와 결합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했다. 이런 배경으로 전곡선사박물관은 2018년 〈돌과 나무의 시대〉를 시작으로 다양한 나무 실험과 지역의 목공 기술에 대한 기록을 지속해왔다.
《기억의 기물 The New Wooden Age _ the objects of memory》은 공예에서 출발한 ‘신목기시대’의 목기를 다룬다. ‘신목기시대’는 김규 작가의 작품 시리즈이자 작가가 상상한 과거의 한 시점으로, 석기로 대표되는 역사 속 석기시대와는 다른 목기가 중심인 시대이다. 김규 작가가 선보이는 목작업은 이 땅에서 자라는 것으로만 만든, 무언가를 담아내는 실용적인 역할을 하는 목기와 풍요과 궁핍 사이에 있을 목기시대에 대한 다층적 이미지들 담아낸다.
또한 현대공예에서 출발한 목기는 마치 생활공작과 예술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았던 선사시대의 유물과도 유사하다. 선사시대의 의례와 의식이 삶의 한 부분인 것처럼 도구 역시 일상과 공예 사이에 존재한다. 선사시대의 사냥도구에 새겨진 동물조각, 가죽과 식물섬유를 다듬고 며칠을 걸려 짠 바구니는 삶을 위한 도구이자 그 속에 예술이 깃들어 있다. 누군가에게는 도구이지만 누군가는 이것을 성실한 노동이 담긴 예술로 바라본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규 작가의 목기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선사유적에서 출토된 토기나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은 목기 작품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작업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목기들은 언뜻 보면 선사시대의 토기 같아 보인다. 토기가 땅의 재료로 만들어 쓰이다 땅에 다시 묻힌 것처럼 나무와 목기도 같은 맥락으로 작가는 바라본다. 이 작품들은 같은 맥락에서 이 땅을 대변하는 한탄강 주상절리를 닮은 전시대에 전시된다.
신규로 선보이는 또 다른 작품은 나무 토템이다. 이 작품은 하나의 나무를 여러 개로 잘라 그릇을 만들고 다시 하나로 쌓아 만들었다.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고 만든 목기가 변형한 모습이 사람인 셈이다. 그리고 또 다른 생명인 이끼가 목기에서 자라는 과정을 긴 호흡으로 지켜보는 작품도 전시된다. 흔히 나무가 잘려지고 목기가 되면 그 생명이 다한 것이라 여기지만 작가는 목기로서의 생명이 이어진다고 믿는다. 전시기간 동안 이끼는 나무의 생명이 이어진 목기에 안착해 목기와 더불어 새로운 생명의 순환을 이어 나가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여러 시도를 했다. 김수미 작가가 선보이는 5편의 애니메이션은 두 작가가 전시를 준비하며 소통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땅에서 자란 나무와 사람, 목기의 관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모두를 위한 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시도도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해 전시장 내 감각지도와 안정 공간을 설치하고 유아차와 휠체어 사용자를 고려하여 체험대를 만들었다.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도구가 일상도구를 넘어 나에 대해 돌아보게 하고 삶에 대해 질문할 때, 공예는 삶을 풍부하게 하는 예술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저 잘 만든 목기를 찬찬히 감상하시는 것으로도 충분하지만 우리보다 긴 호흡으로 사는 나무처럼 자연에서 시작된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기억의 기물》전은 2022년 10월 25일부터 2023년 3월 2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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